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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이라는 속어로 보도된 카카오 불통사태

마드리갈 2022.10.16 18:28:10
언론의 언어가 나날이 망가지고 있는 게 어제 오늘이 아니죠.
그리고, 정보화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대형사건인 10월 15일부터의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각종 서비스의 장애가 심각한 대형사고인데도 이것을 보도할 때 "먹통" 이라는 속어로 보도하기에 급급한 언론의 행태를 보면서 대체 속어나 희화화를 못하면 한 글자도 못 쓰는 병이라도 걸렸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러면, 몇몇 사례를 소개할께요.
우선 조선일보. 아예 #카카오먹통 제하로 관련기사를 소개해 두고 있어요.
연합뉴스의 경우는 이 사건에 대한 최초기사(카카오톡 11일만에 또 메시지 송수신·로그인 장애)에서는 본문에만 "먹통" 이라는 어휘가 등장하고 나중에는 제목에도 등장해요("갑자기 이게 무슨 일?"…카톡 장시간 '먹통' 시민 불편 속출).
서울신문, 동아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KBS 등의 다른 언론도 최소한 기사본문 또는 제목에 "먹통" 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어요. 

이렇게 안 쓰면 기사 못 쓰는 병에 걸리는지 생명이 위험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사태의 심각성은 상관없고 그저 기사를 쓸 소재가 늘어서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어요.
이러면 앞으로 사망사고에 "꽥" 이라든지, 공분을 사는 흉악범죄에 대해 욕설이 들어간 기사도 얼마든지 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가 한국어의 적인지는 명백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