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또한 4반세기 전의 이야기인데다 예전에 포럼에서 부분적으로 다룬 적도 있는 것입니다.
4반세기 전인 1990년대 후반의 대학가에 잘 유행하던 개념 중에 "총자본의 음모" 라는 게 있었습니다. 이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면 제 글이 2건 있고 코멘트에도 있으니 필요하시면 검색해서 그 글을 읽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총자본의 음모.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총자본이라는 개념이 자연인은 아닐테니 음모가 몸의 구석진 곳에 나는 털인 음모(陰毛, Pubic Hair)는 아닐 것같다 싶습니다만...20세기말에 대학가를 휩쓴 이 용어는 21세기 들어서는 인터넷에서조차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당장 저렇게 좁혀서 검색해 보니 달랑 6건뿐이군요. 그나마 "자본의 음모" 로 검색하니 24,200건 가량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게 무엇을 말하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뭐랄까, 사회의 직간접적 자본이 모종의 형태로 결집되어 독립적인 인격을 지닌 무엇인가로 진화한다는 것 같은데,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고 그냥 총자본의 음모 운운하는 것에서 절실히 느낀 게 있습니다. 뜻도 모르는 말을 그냥 생각없이 되뇌이는 무지성 집단이라는 것이라는 것만큼은.
그렇게 상정된 허구의 적을 타도하자는 구호가 얼마나 오래 갔을지는 굳이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그것의 결과가 구글 검색결과의 분량. 그 당시 기묘한 포스터를 통해 광고되어 대학가 주변 극장에서 상영되었던 영화 "여인의 음모" 보다도 인지도가 더욱 낮으니...
허구의 적을 상정한 비판의 운명이라는 게 이렇습니다.
이것 말고도 군산복합체 등등 온갖 음모론이 있긴 한데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다루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