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에서는 생산량 9위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낼 수 없었던 카타르가 가스에서는 생산량도 확인된 매장량에서도 세계 2위이다 보니 가스에서는 패권국으로 입장을 달리할 수 있다고 본문에서 다루었고, 또한 이렇게 될 때 그 변화의 최대 피해국은 러시아가 될 것이라고도 코멘트에서 언급했어요. 이런 우려는 이제 2022년 3월이 하순에 접어든 시점에서 현실이 되었어요.
독일은 통일 직전의 소련에 대해서도 친소 입장을 보여왔고 소련이 해체되어 소련의 지위를 신생 러시아공화국이 설립된 이후에도 강한 친러 경향을 보여 왔어요. 특히 독일이 수입하는 에너지원 중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소련 해체후 대혼란에 빠졌던 러시아를 회생시킨 일등공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냉전기의 제2세계의 수장국가이자 악의 제국으로 여겨진 소련의 위협이 없어진 서유럽 각국에 대해서는 축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좋은 에너지자원이었어요.
하지만, 소련이 없어졌다고 해서 러시아가 악의 제국을 자처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지난달부터 시작한 우크라이나에의 침략전쟁으로 완전히 깨졌어요. 그리고 그 징후는 이미 여기저기서 보였지만 그래도 독일은 친러 경향을 좀처럼 버리지 않고 발트해 해저의 가스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 2 프로젝트를 강행하는 등의 노골적인 친러행보를 이어 왔어요. 하지만 그 경향도 과거의 것이 될 전망에 있어요.
이 기사를 참조해 보시면 전모가 파악될 거예요.
독일의 경제장관 로베르트 하벡(Robert Habeck, 1969년생)이 현재 카타르 및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고 있어요. 그리고 카타르 방문에서 양국간의 장기 에너지 파트너쉽 체결에 동의했어요. 이것으로 러시아산 가스에의 의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어요. 이렇게 독일이 에너지자원 문제에서 러시아의 영향을 벗어나게 되면 독일의 운신의 폭도 보다 넓어지게 되어요. 문제는 건설하는 신규 가스터미널이 2026년까지는 기다려야 가동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그 다음에는 그린수소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위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할 일도 남아 있어요.
대부분의 에너지원을 자체수급가능한 미국과 달리 독일은 당장 러시아산 동력자원을 끊을만한 여력은 없어요. 그나마 자급가능한 것은 화력발전의 연료로 쓰이는 갈탄(Lignite) 정도에 불과한데 이것의 비중을 더 늘릴 수도 없고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한 탈원전은 독일의 산업경쟁력 및 국민생활 잠식으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당장 산유국인 영국조차도 러시아산 연료에 대한 의존을 연내까지 제로로 만들겠다고 추진하는 중인데 그보다도 더 취약한 독일이 영국보다 빠르게 추진할 수도 없다 보니 당분간 러시아 의존은 지속될 수밖에 없겠지만 결국 대체될 것이 이렇게 가시화되고 있어요.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러시아와 달리 카타르는 2010년대 후반 주변국과의 마찰도 종료되어 단절된 외교관계가 복원되었다 보니 보다 유리해요. 이런 카타르는 정말 러시아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가 되고 있어요.
지난주 러시아가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이름은 단검을 의미하는 러시아어인 킨잘(Кинжал).
그 킨잘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가, 정작 러시아 경제의 목덜미를 바로 노리는 카타르라는 이름의 킨잘에는 별로 대책이 없는 것 같은데, 누구를 탓할까요?